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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뉴스모음/방글라데시 뉴스

방글라데시 트랜스젠더, 제3의 성(性) 인정

 

 

 

방글라데시에서 트랜스젠더들이 자신들을 제3의 성으로 공식 인정한 것을 기념하는 퍼레이드를 개최했다. 10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언론 등에 따르면 트랜스젠더 수천명이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를 거리 행진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방글라데시에서는 트랜스젠더를 제3의 성으로 공식 인정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방글라데시에서 히즈라로 알려진 트랜스젠더들이 춤과 노래를 하며 거리를 행진했다. 이에 따라 수도 다카의 교통이 한동안 마비됐다.

 

이들은 화려한 옷과 짙은 화장을 하고 방글라데시 국기와 “낙인은 끝났다. 차별과 공포도 끝났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했다. 올해 25살의 히즈라인 소나리는 “내 인생에서 이런 날을 볼 것이라고는 꿈도 못 꿨다”라며 “우리는 그동안 모든 곳에서 거부당했다. 주위에서 남자나 여자, 어떤 성으로도 여기지 않아서 비참함을 넘어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완전히 다르다”라며 “정상적인 인간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에서는 신체 조건과 다른 성적 정체성 혼란을 느끼는 트랜스젠더나 여장 남자인 크로스드레서, 거세한 남성 등 다양한 성적 정체성을 가진 성적 소수자들을 일반적으로 ‘히즈라’라고 이른다. 남아시아 전통에서 히즈라들은 대개 사회 주변부에서 따로 공동체를 이루고, 지역 사회의 결혼식이나 아기 탄생 행사에 축복의 춤과 노래를 제공하거나 성매매·구걸 등을 해서 먹고 산다.

 

그동안 당국에서는 이들에 대해 ‘공공의 품위를 위반한다’며 공공연하게 차별을 일삼았다. 일부에선 병원 출입을 거부하기도 했다. 방글라데시 당국에서는 대략 1만5,000명의 히즈라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인권단체에서는 50만명이 넘는다고 주장한다. 방글라데시 인구는 최근 공식집계에 따르면 약 1억5,600만명이다.

 

한편 지난해 11월 방글라데시 정부는 이들에게 ‘제3의 성’으로서의 지위를 공식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그간 투표권을 갖지 못하거나 인구 조사에서 제외되는 등 시민권자로서 대우받지 못해왔던 이들에게 교육, 의료, 주거 서비스를 동등하게 제공할 것임을 뜻하며, 여권과 신분증명서에도 ‘제3의 성’으로 표기할 것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