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글라데시 뉴스모음/방글라데시 뉴스

방글라데시 의류공장이 멈추지 못하는 이유

방글라데시가 의류공장 화재·붕괴 사고로 이미지 실추를 경험했지만 여전히 의류업계에서는 중국을 대신할 차세대 의류 생산 메카로 자리 잡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7~8월 미국과 유럽의 대표적인 의류업체 2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글로벌 의류업계가 차세대 제품 생산 지역으로 의류산업 규모가 200억달러에 이르는 방글라데시를 가장 먼저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업계는 가장 잠재력이 큰 제품 생산국으로 방글라데시를 꼽았으며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가 그 뒤를 이었다. 방글라데시의 의류 공장 수는 5000개 정도다. 이것은 베트남의 두 배, 인도네시아의 20배 수준으로 수 적인 면에서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비교 자체가 안 된다.

방글라데시의 낮은 임금 수준도 글로벌 의류업계가 매력으로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현재 의류업계에서 '세계의 공장' 자리를 꿰차고 있는 곳은 한 해 평균 1500억달러어치 의류제품을 생산해 수출하고 있는 중국이다. 그러나 중국 근로자들의 높아진 임금은 의류업계에 비용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중국 근로자들의 월 평균 임금은 방글라데시 39달러(약 4만2000원) 보다 4배 이상 높다. 맥킨지 조사에 참여한 글로벌 의류업계 8%가 향후 5년 안에 중국에서의 제품 생산량을 크게 줄일 계획이라고 답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맥킨지의 아침 버그 파트너는 "글로벌 의류업계는 방글라데시에서의 생산을 여전히 첫 번째 손가락으로 꼽고 있다"면서 "최근 방글라데시 의류공장에서 잦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엄청난 물량을 소화할 다른 생산국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WSJ은 산업재해 뉴스가 끊이지 않는 방글라데시가 의류 생산의 '메카'로 꼽히고 있는 것을 두고 "글로벌 의류업계가 여전히 생산국의 노동 환경 및 안전 문제 보다는 생산능력과 가격 경쟁력을 선택 조건으로 가장 우선시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풀이했다.

현재 SPA 브랜드 H&M과 자라를 포함해 월마트, 갭, 인디텍스 등 서구 의류업체들은 방글라데시의 악화된 여론을 달래면서 현지에서 어떻게 하면 안정적으로 계속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열악한 근무 환경 때문에 공장 사고가 잦은 국가다. 지난해 11월에는 타즈린 의류 공장 화재사고로 112명이 숨졌고 올해 4월에는 다카시 의류 제조 공장 라나플라자 붕괴사고로 1100명 이상이 숨지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최근 15일에도 다카의 6층짜리 의류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안전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한편 의류공장 사고와 관련해 지난 11~12일 이틀간 서구 의류업체와 국제 노동자 단체들이 보상 합의를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책임 소재 등을 놓고 논쟁이 격화되면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